미 신정부 이후의 북핵문제 해법, 한중관계 발전방향 논의

대통령 직속 헌법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수석부의장 유호열, 사무처장 권태오)는 3월 3일 중국 상하이 소재 르네상스 호텔에서 한중 양국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중 평화통일포럼을 개최했다.

<회의장 전경>

민주평통 중국지역회의(부의장 이창호 제성유압공정기계 유한공사 법인대표) 주관으로 개최된 이날 포럼은 ‘스트롱 맨 시대의 동북아 정세와 한중관계’를 대주제로, 1세션은 ‘트럼프 행정부 등장 이후 미중관계와 한반도’, 2세션은 ‘트럼프 행정부 등장 이후 북핵문제 해법과 한중협력’, 그리고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한석희 주상하이 대한민국 총영사가 참석하여 축사를 했으며, 남궁영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박종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1,2 세션의 진행을 맡았다.

권태오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현재 사드 관련 중국의 대응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현실화될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신고립주의의 환경 속에서 한국과 중국이 지향하던 경제발전의 모멘텀이 유지되고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보다 큰 틀에서 한국과 중국이 상호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고 했다.

또한 “북한으로 인해 비롯된 작금의 사태가 주변국들 모두의 이익을 해치고 있는데도 각국이 뜻을 모아 북한의 이 같은 행동을 중단시키고 개선시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자국만의 입장을 고집하며 갈등을 지속한다면 동북아 지역에서의 안정과 평화는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권태오 사무처장 기조연설>

남궁영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제1세션에서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미중일러 4강의 지도자가 모두 강력한 외교안보 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스트롱 맨 시대를 맞이하여, 미중관계의 판이 새롭게 정립되고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확정되기 전에 기민한 대응을 통해 북핵문제의 선제적 주도권을 잡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병광 동북아연구실장은 중국의 스트롱 맨 시진핑이 사드에 반대하는 것이 중국 정부가 사드문제에 대한 입장변화와 유연성을 발휘하는 데 커다란 한계로 작용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사드 문제로 난국에 빠진 한중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스트롱 맨 시진핑의 ‘체면 세워주기(face saving)’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1세션>

류밍 상하이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핵이 미국과 동등하게 대결할 수 있는 핵심 카드이자 전략적 보장이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인 바, 북한이 중국의 경제적인 압박이나 권고만으로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강조하였다.

류밍 교수는 북핵 해결을 위한 미국-북한 간 대화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중국이 경제적 카드를 동원해 북한을 압박한다는 단순한 사고에서 벗어나 경제적 압박 이외의 종합적인 방법으로 사태를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은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가 강화될수록 한미 동맹관계는 오히려 더욱 굳건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고, 중국은 한국을 지렛대로 하여 미국을 견제할 것이 아니라 동북아 지역에서 한반도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미중 양국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공동안보이익’으로 상정하고, 이를 위한 한-미-중 신삼국동맹관계를 구축할 것을 제안하였다.

궈딩핑 푸단대학교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동북아 정세와 관련하여 불확실한 요소뿐만 아니라 동북아 국가들의 국민 간 교류, 여론 등 안정적인 요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근거 없는 불확실성에 대해 지나치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의 이익, 역내 평화 안정, 문화 교류협력 등 실질적인 이익에 논의의 초점을 맞추고, 함께 공동의 발전을 추진해 나갈 것을 주장하였다.

박종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제2세션에서 이승열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제재와 대화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하며, 이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이승열 조사관은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중국이 국제사회의 요구에 좀 더 귀를 기울이고 보다 강력한 국제제재의 이행을 실시할 때,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나오게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승열 조사관은 한중은 지금 사드 배치로 서로 반목할 때가 아니라 북한의 핵 보유와 탄도 미사일 체계가 완성된 이후 일어날 수 있는 엄청난 동북아의 재앙을 막기 위해 큰 틀에서 먼 미래를 보고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제2세션>

공커위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 아태연구실 부주임은,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노력으로서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제재를 통한 북한의 핵 포기, 무력을 통한 북한의 핵 시설 파괴를 언급하고 최선의 선택으로서 대화를 통한 해결을 제시하였다. 또한 공커위 부주임은 북핵 해결을 위해 미국이 보다 전향적으로 움직여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한중미 3국이 인내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 평등한 협상과 유연하고 실무적인 협력정신으로 공조하며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우 건양대학교 군사학부 교수는 한중 간 첨예한 현안이 되고 있는 사드 문제에 있어서는 국가 생존을 위협 받지 않는 중국이 국가 생존의 위협 하에서 방어를 모색하는 한국 측의 입장을 더 배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면서, 사드 문제는 그 원인과 명분을 제공하는 북핵을 중심에 놓고 논의해야 하며 근본적으로 미중 간 북핵 공조 차원에서 조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리카이성 상하이사회과학원 트럼프 정부가 하루 빨리 대북정책 심의를 마치고 협상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이라는 궤도로 돌아오는 것만이 북핵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며, 이를 위해 한국이 사드로 인한 중미관계 및 중한관계 악화를 방지할 수 있는 양호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